춘절(春節)
중국대륙은 한국의 설에 해당하는 춘절에 항상 귀성인파로 일대 소동이 벌어진다. 춘절은 여러 가지 면에서 한국과 비슷하지만 명절 분위기가 보름이상 가속되는 등 아직도 깊은 전통이 뿌리깊게 남아 있다. 대부분 단위(관공서를 비롯한 각급기관, 기업체 등을 통칭하는 말)는 직원들에게 긴 휴가를 주며 은행 등 주요기관들조차 6일동안 문을 닫는다. 심지어 변경지역의 인력을 많이 고용하고 있는 광동성의 기업은 한달동안 공장가동을 중단한다.
원래 원단(元旦)이라고 불리던 음력 설날이 오늘날의 춘절로 바뀐 것은 중국이 1911년의 신해혁명과 함께 서력기원을 공식 채용하면서 부터이다. 당시 손문이 이끄는 중화민국 정부는 전통의 4대 명절을 제정하면서 음력 정월 하루를 춘절, 단오를 하절(夏節), 중추를 추절(秋節), 동지를 동절(冬節)로 불렀다. 그후 1949년 9월 27일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1차회의에서 중국이 서력기원을 채용키로 결정할 때 양력 1월 1일을 원단, 음력 정월 초하루를『춘절』로 명칭을 바꾸었다. 이것이 오늘날 춘절의 유래이다.
중국인들의 춘절 맞이 풍습은 섣달 그믐날 밤을 지새는 이른바 수세(守歲)로부터 시작된다. 특히 중국의 북방 사람들은 제야(除夜)에 집집마다 온가족이 둘러앉아 만두를 만들며 새해 맞이 밤샘을 하는 풍습이 있다. 만두의 소로는 대추, 밤, 땅콩, 설탕 심지어 동전까지 넣는데 각각의 소로가 저마다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단 한 개밖에 없는 동전 만두를 먹게 되는 것은 새해에 돈을 많이 벌게 된다는 뜻이다. 설탕을 넣은 만두는 한 해가 더욱 달콤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땅콩은 건강과 장수를 가리킨다는 식이다.
중국인들은 제야가 지나고 새해에 들어서자 마자 종이에 싼 화약을 터뜨려 집안에 숨어 있는 모든 악귀를 쫓아낸다는 오랜 풍습이 있다. 그러나 지난 해부터 수도 북경을 비롯해 전국 30개 대도시들은 중심가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행위를 금지시켰지만 농촌과 교외 지역은 여전히 요란한 폭죽 소리가 새해를 알리는 신호로 남아 있다.
춘절이 되면 중국인들은 찹쌀 떡을 만들어 먹는다. 그리고 남방 사람들은 춘절 며칠간 쌀을 이는 '만년양미(萬年糧米)'의 풍속이 있다고 한다. 해마다 식량에 여유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뜻이다. 춘절 기간에는 집집마다 대문에 춘련(春聯)을 써 붙이고 방안에 기복을 상징하는 그림(年畵)을 걸어 놓는다.
춘절에는 각종 행사도 다채롭게 벌어진다. 민속놀이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것이 사자 탈춤이다. 높이가 1m도 넘는 목발을 딛고 춤을 추는 민속도 춘절이면 으레 등장한다. 춘절이 되면 세배를 받은 어른들이 어린이에게 세배 돈을 주는 풍습은 한국과 같다. 최근에는 중국인들의 생활형편이 나아지면서 어린이에게 과다한 돈을 주는 풍조가 생겨 언론의 지탄을 받기에 이르렀다.
중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과세의 풍속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일부 부유한 사람들은 제야에 온가족이 먹을 음식을 집에서 장만하지 않고 있다. 호텔의 음식점을 이용하면 번거로운 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춘절을 전후해 각 호텔의 음식점마다 초만원을 이루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음식점측에서는 손님에 대한 서비스로 가족사진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춘절이 되면 중국 전역의 전화기들이 불이 난다. 전화로 신년 인사를 대신하는 풍조가 낳은 현상이다. 초하룻날 새벽은 거의 모든 전화가『통화중』일 정도이고 거리의 많지 않은 공중전화 앞에는 새해 인사 전화를 걸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95년 춘절 때 어느 도시에서는 제야로부터 정월 초닷새까지 가정 전화의 통화량이 평소보다 65%나 늘어났고 사용률은 85%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그러나 춘절 맞이는 해마다 중국 정부에게 골치 아픈 일거리를 제공한다. 그 중에서도 외지로 돈 벌이 나갔다가 명절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수천만 명의 민공(民工) 을 운송하는 이른바 춘운(春運)은 매년 연례 행사처럼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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