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면인식 기술·반간첩법에 얼어붙은 탈북민 사역중국 내 탈북민 구출·지원 비롯 선교사들 활동까지 갈수록 위험]
‘북한 바로 알기를 위한 북클럽(북클럽)’ 회원들이 지난달 말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북클럽 제공
중국이 지난 1일부터 시행 중인 반(反)간첩법으로 중국 내 탈북민 사역이 위기에 봉착했다. 그동안 팬데믹으로 인한 국경 봉쇄, 중국의 정교해진 안면인식 기술 등으로 이동하는 데 제한을 받아왔던 현지 탈북민들은 반간첩법까지 더해지면서 활동 여건이 악화됐다. 이 때문에 탈북민 구출·지원 등 탈북민 사역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북송 정책 중단을 촉구하고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하도록 하는 국제적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북선교단체인 북방선교방송 TWR(Trans World Radio) 코리아 대표인 성훈경 목사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반간첩법은 직접적으로 중국 내 탈북민 지원, 구출 활동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자의로 해석해 적용할 여지를 넓게 열어뒀다”며 “그동안 중국 당국이 유지한 기조와 정책 방향, 한·중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좋지 않은 방향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당장 현지 탈북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성 목사는 “중국 내 탈북민들이 심적인 두려움으로 외부인과의 접촉뿐 아니라 연락조차 꺼리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대북선교단체 관계자인 A목사도 “신분증이 없는 탈북민이 반간첩법으로 인해 1차적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단체의 구출 활동을 중단했으며 당분간 중국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탈북민 구출 사역을 하는 북한정의연대 대표 정베드로 목사는 “탈북민들이 팬데믹 기간에 도입된 안면인식 및 CCTV 기술로 중국에서 이동하는 데 큰 제한을 받았다”며 “지난해 말부터 팬데믹이 풀리는 상황 속에서 중국 남부 지역으로 이동하던 탈북민이 대거 체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 목사는 “최근 중국 공안이 탈북민을 집단으로 잡으려는 시도가 있다”며 “중국에서 탈북민 사역을 하는 선교사들도 위험하다”고 전했다.
북한정의연대가 구출 작업을 하는 1순위는 탈북 여성과 그의 어린 자녀들이다. 정 목사는 구출 환경이 어렵다 보니 구출 작업을 하던 조선족 브로커도 체포되는 일이 많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악용한 브로커로 인해 돈만 지급하고 체포된 탈북민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한국교회가 탈북민 구출 사역에 위축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정 목사는 “중국에 탈북민 북송 정책 중단을 촉구하고 유엔난민기구가 탈북민을 난민으로 대우하도록 하는 국제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복음통일을 위해 기도만 할 게 아니라 인권 사각지대의 탈북민을 위한 구출기금 마련 등 실질적 노력도 강조했다.
성 목사는 탈북민 사역자들을 향해 “중국 당국이 내 활동을 모두 인지한다는 점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 활동을 감추기보다 오히려 정상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 내 탈북민 선교가 중국(한족) 선교와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성 목사는 “신변에 위험이 있는 탈북민을 구출해야 할 상황도 있지만 탈북민을 구출 대상으로만 여겨선 안 된다. 탈북민과 자녀, 한족 가족을 돕는 데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차이나미션파트너 카페에서 ]